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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와 같은 내용을 살펴보고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진료기록부 '상세히' 작성 의미
최승만(법무법인 가교) 변호사
현행 의료법 제22조 제1항은 '의료인은 각각 진료기록부, 조산기록부, 간호기록부, 그 밖의 진료에 관한 기록을 갖추어 두고 그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의견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진료기록을 부실하게 기재한 경우 300만원 이하의 형사처벌(의료법 제90조)과 의사면허자격정지 15일의 제재를 받게 된다. 이와 같이 의사에게 진료기록부를 작성하도록 한 취지는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 자신으로 하여금 환자의 상태와 치료의 경과에 관한 정보를 빠뜨리지 않고 정확하게 기록해 이후 계속되는 환자치료에 이용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다른 관련 의료종사자에게도 그 정보를 제공해 환자로 하여금 적정한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의료행위가 종료된 이후에는 그 의료행위의 적정성을 판단하는 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함에 있다.
실무상 의료과실을 주장하는 환자가 의료소송을 제기하면서 진료기록부 부실기재를 이유로 형사고소를 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즉, 진료기록부 부실기재 자체만으로 문제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진료기록부 부실기재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의료법 제22조 제1항 상 '상세히'라는 규정 밖에 없다. 하급심 판례는 의료소송에서 '의사는 진료기록부에 환자의 상태와 치료의 경과 등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그 소견을 환자의 계속적인 치료에 이용할 수 있고 다른 의료인들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의료행위가 종료된 이후에는 그 의료행위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상세히 기록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서울고등법원 2011. 3. 8. 선고 2010나17040판결).
위와 같은 판례는 의료법 제22조 제1항에서 명시되어 있지 않은 진료기록부 기재의 상세성 정도의 기준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그러나 의료법 제22조 제1항에서 말하는 진료기록부의 상세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판단자의 가치관에 따라서 달리 판단될 위험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진료기록부 기재 사항 의무화를 명시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의결되었다.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인은 각각 진료기록부, 조산기록부, 간호기록부, 그 밖의 진료에 관한 기록(이하 진료기록부 등이라 한다)을 갖추어 두고 그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의견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필수적 기재사항과 임의적 기재사항으로 분리하여 기록하고 서명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의료법 개정안은 공포일부터 6개월 후에 시행되므로 10월부터 적용된다. 현 의료법 시행규칙 제14조는 진료기록부 기재사항으로 ▲진료를 받은 자의 주소와 성명, 주민등록번호, 병력 및 가족력 ▲주된 증상, 진단결과, 진료경과 및 예견 ▲ 치료내용(주사, 투약, 처치 등) ▲진료 일시분을 규정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의료법 개정안에 따라 의료법 시행규칙 제14조의 진료기록부 기재 사항 중 일부를 변경 검토 중인 것으로 보도되었다(메디칼타임즈 2013년 6월 22일 진료기록부 '병력·가족력·진료경과' 명문화 임박).
아마도 의료법 개정안 규정에 따라 진료기록부의 필수적 기재사항과 임의적 기재사항을 분리하여 의료법 시행규칙을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현 의료법 시행규칙 제14조와 달리 의료법 개정안에서 위임을 받은 것이므로, 이제 법령의 효력이 발생하게 되어, 의료법 시행규칙 상 규정될 진료기록부의 세부사항(특히 필수적 기재사항)을 누락한 경우 바로 형사처벌 및 의사면허자격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의사에게 진료기록부의 상세한 기재 의무를 구체적으로 부과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의료법 시행규칙 제14조의 개정 사항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의료법 시행규칙의 개정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사견으로는 진료기록부의 기재 정도의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동시에, 의사들에게 현 임상과 맞지 않는 과도한 세부사항까지 진료기록부에 기재하도록 하여서는 안 된다고 본다.
즉, 진료기록부 기재 목적을 충실히 이행할 수 있을 정도로, 진료기록부의 필수적 기재사항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진료기록부를 작성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것은 어쩌면 소모적인 측면이 있을 것이다. 진료기록부 작성할 시간에 환자들을 더 열심히 진료하는 것이 의사의 직업적 윤리에 더 부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료분쟁에 휘말리거나 진료기록부 부실기재로 형사처벌이나 의사자격정지처분을 받는 것도 의사에게는 환자들의 치료에 집중할 수 없는 장애사유임이 분명한 이상, 진료기록부 작성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진료기록부 작성 시기는 그 기록의 정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의사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진료 후에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반드시 진료 후 바로 작성해야 하는 것은 아님을 첨언해 둔다.
[메디컬타임스 최승만 변호사 (smanchoi@nate.com)]